2016년 2월 25일 목요일

<유럽 소도시 시리즈 1> 절벽 위의 삶을 꿈꾸는 이탈리아 포지타노(Positano) - 2

한국에서 포지타노(Positano)는 고급 휴양지 혹은 리조트가 몰려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막상 오랜 커브길와 막장 교통 매너와 싸우다 도착해 보면 사실 포지타노가 생각 외로 소박, 검소하다 못해 낡은 느낌이 푹푹 드는 도시임을 알게 된다. 한쪽은 절벽에 가까운 산들로 둘러 쳐져 있고 다른 한편으로 바다가 펼쳐져 있는 그 사이에 자리 잡은 마을, 포지타노를 마주하게 되면 첫 인상은 그저 "용케도 이런 곳에 자리 잡았구나"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감상에 빠질 틈이 없다. 얼른 예약 잡은 숙소를 찾아 들어 가야 한다. "어..어.."  하는 사이에 들어 가야 할 길에서 지나쳐 버리면 되돌리기는 거의 불가능한 2차선을 따라 마냥 흘러 가야 한다. 문제는 또 있다. 어찌 어찌해서 정확히 가야 할 곳에 도착했다 해도 다음 문제는 바로 주차다. 간신히 차량 2대가 비껴 서야 갈길이 마련되는 판에 갓길 주차는 불가능이다. 그러니 이곳에 갈 이들이라면 무조건 예약한 숙소에 미리 주차와 관련한 조언을 받고 난 수에 진입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대부분 별 3개 이상 정도의 숙소에서는 발렛 파킹을 해준다. 물론 돈은 받지만 말이다. 숙소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면 마을 중간 중간 마련된 사설 주차장에 차를 맡기는 편이 낫다. 비용은 좀 나가지만 괜히 없는 주차장을 찾아 마을을 한참 벗어난 길 옆에 세우다가 도난 사고가 일어 날 수 있다. (기억하시시길... 여긴 이탈리아다.)


이 좁은 골목길이 포지타노의 메인 도로나 마찬가지이다


간신히 차량 한대가 지나갈만한 도로에 노천 카페까지 있다


또 하나 숙소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포지타노 숙소 잡기는 악명이 높다. 성수기에는 거의 풀 부킹되어 있고 왠만한 시즌에도 방 잡기가 어렵다는 소문이 흉흉하게 떠돈다.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그건 좀 과장된 것 같다. 물론 최성수기야 방 잡기가 어려울 수 있지만 그 외의 시즌에는 그닥 어렵지 않다. 마을 전체가 숙소나 다름없을 정도이고 여기 저기 숨겨진 숙소도 많기 때문에 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단, 아마도 떠도는 소문의 진원지는 "전망 좋은"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방일 것이다. 숙소마다 오션 뷰 (OCEAN VIEW) 라고 광고하지만 실제로 가보면 그렇진 않다. 약간씩 방향이 틀어져 있거나 가려져 있는 경우의 수도 많아 순수한 의미의 전망 좋은 방을 찾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유명한 관광지이다 보니 관광업 종사자들 역시 그닥 친절하진 않다. 최근에 와서야 중국 관광객들이 뿌려대는 돈의 양에 눈을 뜬 사람들이 아시안들에게 친절해졌지만 말이다.


머물렀던 숙소에서 찍은 파노라마 뷰.
광고로는 바다 앞에 있는 듯이 설명되어 있지만 사진에서 보다 시피 약간 방향이 틀어져 있다


자! 이제 숙소도 잡고 했으면 본격적으로 포지타노를 둘러 볼 차례이다. 그말인 즉슨, 이제부턴 운동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절벽과 바다 사이의 좁은 틈에 형성된 마을이다보니 온통 오르락 내리락의 반복이다. 선착장과 비치가 있는 바닷가와 산 중턱에 마련된 버스 정류장 사이는 계단과 계단의 연속이다. 길을 따라 내려가고 올라가며 만나는 가게와 레스토랑 그리고 기념품 샵에서의 소일 거리가 주로 이곳에서 할 일이다. 뚜렷한 목적지라곤 정할 수 없다. 그저 좋은 스팟을 찾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커피를 마시고 샵을 구경하다 보면 선착장. 다시 레스토랑과 가게를 구경하면서 계단을 올라 가다 보면 석양이 지고 그림이 된다. 물론 여름에 포지타노에 가는 이들이라면 비치에서 일광욕도 하고 물놀이도 하겠지만 그 외의 계절이라면 아마도 영어식 표현으로 hanging around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포지타노를 즐기는.... 대개의 이탈리아 아니 유럽의 관광지에서 하듯이 죽도록 걸어다니고 찍어 대고 찾아다니는 식의 여행 방법은 피할 수 있다. 포지타노에선. 말 그대로 최대한 느긋해지고 편안해지는 것는 것이 중요하다. 포지타노를 제대로 느끼려면...

포지타노에서 계단은 생활이다
좁은 골목길과 집을 절묘하게 연결한 모습이 신기할 정도이다
절벽 위에 형성된 포지타노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어떻게 이런 곳에 살 생각을 하게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음 .. 하지만 정말 이것만 있냐! 고 묻고 싶다면 또 다른 방법을 알려 줄 수 있다. 투어에 참가하면 된다. 아침마다 선착장에서 아말피 소렌토, 카프리 등 각 방면으로 떠나는 아일랜드 호핑 투어가 있다. 프라이빗 요토를 빌리고 적당한 코스와 시간 등을 흥정하면 진정한 지중해를 만날 수 있는 투어를 떠날 수 있다. 물론 가격은 만만치 않다. 워낙 비싸 직접 흥정해 본 적은 없지만 얼핏 듣기로는 8시간 정도 보트와 운전사 겸 가이드가 달린 투어가 약 100만원 정도 했었다. 물론 시간과 코스에 따라 달라지지만. 하지만 단순히 커플이난 한 가족 정도로는 부담스럽지만 두 가족이상이라면 흥정에 따라 꽤 괜찮은 투어가 된다. 아말피 코스트를 따라 여기 저기 숨어 있는 해상 동굴을 구경하기도 하고 나름 조용한 후미진 공간에서 스노클링을 즐겨 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재정적인 문제로 도저히 그런 사치는 못 부려보겠다 싶은 이들이라면 정기 페리를 다라 아말피 코스트를 바다 쪽에서 바라다 보면서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선착장에 가면 아말피, 나폴리, 카프리 방면으로 출발하는 배편이 적어도 하루에 한편, 돌아 오는 것 역시 하루에 한번 정도 있다. 가볍게 타고 지중해를 맘껏 즐겨 보자.

페리에서 본 포지타노의 모습

작은 벤치에 앉아 저녁 노늘을 기다리는 노인의 뒷 모습이 왠지 포지타노를 닮아 있다


이외에도 아말피 코스트를 따라 스쿠터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거나 트렉킹 하는 식의 여행법도 색다르게 이탈리아를 맛보는 계기가 된다. 보다 자세한 투어 정보나 숙소 정보를 얻고 싶다면 포지타노를 소개하는 정식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자.

http://www.positan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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