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6일 일요일

<유럽 소도시 시리즈 4> 폭포 사이를 날아라! 스위스 라우터브룬넨 (Lauterbrunnen)

자! 오늘은 좀 시원하게 가보자. 요즘은 워낙에 여러 나라들을 여행하는 까닭에 조금 덜하긴 하지만 사실 스위스는 깨끗한 이미지로 꿈의 나라이자 자연 청정, 복지의 끝판왕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유럽 여행객들은 스위스로의 여행을 꼭 한번 하곤 한다. 그 중에서도 스위스을 여행하는 여행객들이 절대 빼놓지 않고 여행하는 곳이 바로 유럽의 지붕이라고도 불리는 융프라우로의 여행이다. 4천 미터가 넘는 산 정상까지 산악 철도를 놓아 여행객들이 어렵지 않게 그 유명한 알프스 정상을 밟는다는 느낌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그 유명세는 더하다. 그리고 그 곳을 가는 전초 기지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터라켄이라는 도시를 거점으로 시작한다. 그곳에서 산악 열차를 두번 정도 갈아 타고 올라 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대개의 여행객들은 인터라켄을 중심으로 머문다. 그래서 인터라켄은 스위스의 여러 도시들보다도 더 유명하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곳은 다소 다르다. 유럽 소도시 시리즈 라는 이름에 걸맞는 작은 도시, 아니 마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한 곳, 라우터브룬넨(Lauterbrunnen)이다. 


라우터브룬넨은 흔히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잘 모르는 곳이다. 그 이유는 융프라우 정상을 가기 위한 산악 열차가 이곳를 지나가기 때문에 익숙한 이름으로 남아 있지만 사실 지나가기만 할 뿐, 머무는 사람들은 그리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라켄에 비해 절대적으로 작은 사이즈에 많지 않은 숙소, 쇼핑을 위한 샵들이 없어서인지 아시안 영행객들은 그닥 많지 않다. 하지만 스위스로의 여행을 서너 번 한 여행객들이라면 사실 번잡스러운 인터라켄보다는 보다 알프스를 즐기기 좋은 작은 마을, 즉 라우터브룬넨 같은 마을에 숙소를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융프라우는 다녀 왔는데 라우터브룬넨이 도대체 어디였지? 라고 생각하며 가물거리는 기억을 더듬는 이들을 위한 간단한 도움을 준다면 아마도 산악 열차를 갈아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만나던 스위스의 그림 엽서 같은 풍광 중에 유난히 그림 같은 곳, 눈 덮힌 알프스와 그 산위에서 떨어지는 폭포 그리고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이 유난히 많던 곳이 떠오른다면 바로 그곳이 라우터브룬넨이다. 


폭포와 절벽이 어우러진 마을이 바로 라우터브룬넨 이다.
알프스의 절경이 바로 올려다 보인다.

그만큼 라우터브룬넨에는 폭포가 많다. 공식적으로만 해도 72개의 폭포가 있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유명하다. 게다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교회 뒤에 폭포수가 흐르는 모습을 보면 " 와! 역시 알프스. 역시 스위스 구나" 라는 탄성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해발 795미터 에 위치한 이 마을은 오랜 세월 알프스를 짖누르던 빙하가 녹아 내리면서 만들어낸 깊고 험한 절벽을 두 기둥 삼아 형성된 계곡 동쪽면에 위치한 마을이다. 마을 크기 자체는 걸어서 30분, 아무리 뒹글거리면서 산책 삼아 걸어도 1시간이면 끝에서 끝까지 다 걷는다. 하지만 그렇게 설렁 설렁 걸어도 손과 눈은 바쁠 수 밖에 없다. 자연이 만들어 낸 아름다움에 탄성과 경이를 표하면서 연신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는 풍광 속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어디를 들이대도 엽서이고 사진이자 풍경화이다. 웅장한 폭포들이 만들어 낸 초현실주의 적인 뒷 배경을 가진 알프스 전통 산악 마을. 일반적인 유럽 도시들에서는 맛볼 수 없는 체험이 된다. 


유럽의 소도시라고 하기에도 작은 마을 수준이다.
마을을 구경하는데는 걸어서 30분도 안걸린다.

그.러.나 정작 라우터브룬넨을 유명하게 만든 건 따로 있다. 그건 바로 이곳이 레포츠의 전초 기지이기 때문이다. 인터라켄을 가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기억 나겠지만 도심 곳곳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라고 호객을 하는 이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혹자는 알프스에서 하는 패러글라이딩을 일생 일대에 한번은 해야 할 버킷리스트로 손꼽기도 한다. 그리고 그 패러글라이딩을 주로 하는 곳이 바로 이곳, 라우터브룬넨이다. 수직으로 솟아 오른 절벽과 그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 그리고 그곳까지 오르는 케이블카 등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유럽인들은 물론 초보자도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좋다. 물론 이곳이 패러글라이딩의 성지로 알려져 있지만 라우터브룬넨은 이 외에도 여러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트레킹이다. 이곳, 라우터브룬넨을 출발해 더 높은 곳에 위치한 알프스 산골 마을(뮈렌, 쉴트 호른 등)로 떠나는 트레킹을 경험하고 나면 간단하게 하루 이틀 머물면서 융프라우 요흐만 보고 떠나는 스위스 여행과는 질적으로 다른 경험을 여행객들에게 안겨 준다. 


알프스에서 즐기는 패러글라이딩. 누군가의 버킷 리스트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초보자라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만년설과 빙하 녹은 물이 만들어 낸 폭포 사이를 날으는 재미는 뛰어 본 사람만이 안다.


패러글라이딩 하는 모습, 직접 보자.




마지막으로 만일 이곳, 라우터브룬넨을 들린다면 반드시 가보길 추천하는 곳은 바로 트륌멜바흐 (Trümmelbach) 폭포이다. 검은 수도사 라는 이름의 산에 위치한 이 폭포는 10개의 빙하에서 녹은 물이 1초당 약 20,000리터라는 어머 어머한 양으로 쏟아져 내리는데 그 양과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소리가 상상을 초월한다. 한 여름에 가도 그 무시무시한 물벼락에서 나오는 서늘한 기운이 사람을 주눅들게 만들 정도이다. 리프트와 계단을 이용해 약 200미터 정도의 폭포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자연의 웅장함과 신비로움이 입이 떠억 벌어질 수 밖에 없다.   


폭포수 소리가 정말 어마무시하다.


관광지인 듯 관광지 같지 않은 스위스를 만나기에는 제격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이나 숙소 정보는 스위스 관광청을 통해 알아 보자. 
 http://www.myswitzerland.com/ko/lauterbrunnen.html

2016년 6월 23일 목요일

<내 마음대로 베스트 2> 휴가철 찾아갈 휴양지 천국을 찾아서 2

자! 지난 시간에 이어 마저 휴가철에 찾아갈 휴양지 천국 랭킹을 매겨 보자. 지난 번에서도 언급하고 처음 이 코너를 시작할 때도 누누히 설명했지만 이 랭킹은 순전히 주관적인 기준에 의해 만든 랭킹이다. 다른 경험과 시간 때 다른 곳을 다녀 온 사람들이 왜 이곳은 안 들어가냐 는 식의 의심은 하지 말길 바란다. 다만, 내가 올린 랭킹의 지역은 내가 모두 여러 번 이상 다녀 온 곳이므로 나름의 객관성을 가지고 작성했다는 점만을 기억해 주시길...


3위 태국 파타야

아마도 한국 사람이 휴가철 제일 많이 가는 나라는 태국일거다. 그런 만큼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다녀 온 태국으로 그것도 파타야를 3위로 뽑는 건 너무 흔한 일 아냐?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인적 의견으로 보면 파타야만큼 웰 메이드(Wellmade) 된 휴양지도 없다. 사실 파타야가 휴양지로써의 명성을 날린 건 1960년대 중반부터이다. 월남전이 한참일 당시 미군들의 지정 휴양지로 파타야가 이용되기 시작하면서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런 영향 탓에 파타야는 정말 없는 것 없이 다 갖춘 휴양지가 되었다. 리조트의 수준도 배낭족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 수준에서부터 별 다섯 개의 호텔까지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게다가 방콕에서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거리에 있어 대도시로의 근접성도 뛰어나다. 한마디로 심심할 틈이 없다는 이야기다. 리조트에서 하루를 보내도 좋고 아님 주변에 널려 있는 각종 옵션 투어를 즐기거나 아니면 방콕으로의 여행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파타야의 밤문화는 화려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밤낮 없이 즐기는 즐거움은 휴가다운 휴가를 보장한다. 다만, 파타야는 바다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좋았을련지는 몰라도 이젠 그냥 평균 정도라 해도 과언은 아니니... 명심하자.


바다    상태                    3.5 / 5   (너무 많은 여행객이 다녀 가서....)
리조트 선택 폭                4 / 5     (저가 부터 고가까지 다양하지만 최고급은 없다.)
오가는 여정의 난이도        4.5 / 5   (가깝고 가격대도 다양하게 좋을 수 있다.)
관광 거리 혹은 옵션 투어   4 / 5     (관광 거리는 적지만 옵션 투어는 선택의 폭이 많다.)

총점 16 /20


아이들 데리고 가기에는 파타야만한 곳이 없다.

태국 방콕이 파타야로부터 얼마 멀지 않다는 것도 장점이다.

2위 인도네시아 발리  


발리의 단점부터 언급하자면 비행 시간이 너무 길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못해도 8시간 이상 걸리는 비행 시간은 치명적이다. 가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 외에는 개인적으로 발리만큼 부담없이 여행 갈 수 있는 곳은 없다. 첫번째, 발리의 물가는 환상적이다. 발리를 여행할 때 대중 교통 수단으로 택시를 이용을 많이 한다. 아니면 운전사가 달린 차량을 렌트해서 지내야 한다. (거리도 너무 복잡하거니와 운전사 고용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그런데 이 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휠씬 저렴하다. 운전사가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4~5만원이면 된다. (물론 이 가격은 다소 여행사마다 혹은 시즌 별로 달라지고 나 홀로 여행하는 여행족에겐 다소 불리할 수 있지만 가족 단위 혹은 친구끼리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겐 합리적인 가격이 된다.) 게다가 숙소의 경우 저렴한 20~30불짜리 부터 시작해서 최고급으로 가면 하룻밤에 수천불에 이르는 력셔리 리조트까지 다양하고 언제나 선택이 가능하다. 그러니 내 예산이 얼마건 상관없이 하고픈대로 할 수 있는 곳이 발리이다. 아이들을 대동해도 좋고 연인끼리 가도 부담이 없다. 전 세계 음식을 다양하게 맛볼 수도 있고 수준높은 스파 체험도 가능하다. 특히 발리는 바다 수준이 다른 지역에 비해 떨어지는 바람에 대개 풀빌라 식으로 지어진 리조트를 이용하는게 용이하다. 다른 지역에 비해 휠씬 다양하고도 독특한 체험이 된다. 게다가 한가지 언급하자면 최근 들어 미개발 지역으로 남아 있던 발리의 동쪽 지역이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에코 투어나 공정 여행 같은 개념 여행들도 즐길 수 있으므로 열심히 찾아 보기 바란다.

바다    상태                    3 / 5     (발리 바다는 서핑 말곤 쓸데가 없어. ㅠㅠ)
리조트 선택 폭                5 / 5     (저가 부터 최고가까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저렴하다.)
오가는 여정의 난이도        3.5 / 5   (멀다. 하지만 매일 운항하는 항공편이 있다.)
관광 거리 혹은 옵션 투어   4.5 / 5     (관광 거리는 적지만 옵션 투어는 선택의 폭이 많다.)

총점 16 + 1 (저렴한 물가로 인한 뽀나스) /20

발리 바다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대신 서핑을 배우기에는 최적의 장소이다.

저렴한 물가와 자유로운 분위기가 발리를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 발리 대표적 거리인 레기안.
발리 스파는 저렴하면서도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꼭 경험하자.

1위, 태국 코 사무이 


다들 1위를 예상할 때 태국의 푸켓 정도를 예상했었겠지만 개인적으로 푸켓은 너무 큰 섬이다. 돌아 보기에도 그렇고 그렇다고 그 크기만큼의 익사이팅한 느낌도 적다. 게다가 바다를 고려해 보면 푸켓의 바다는 그저 그렇다. 푸켓의 바다라고 해서 나오는 예쁜 바다 사진은 푸켓 인근의 크라비 나 피피 섬 등에서 찍은 사진일 확률이 높다. 그리고 너무 많은 관광객으로 인해 태국의 본 모습을 많이 잃어 버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반면에 코 사무이는 그런 푸켓의 단점을 다소 보완한다. 섬 자체가 차로 한바퀴 되는 채 3시간이 안 걸린다. 엄청난 관광 거리는 없지만 아기 자기하게 즐길 수 있는 즐길 거리가 곳곳에 숨어 있다. 그리고 푸켓이나 여타 관광지에 비해 아직은 순수함이 남아 있다고나 할까? 바다 역시 푸켓이나 다른 바다 보다는 한 수 위다. 배낭객들이 머물기에 저렴한 숙소부터 고급 리조트까지 다양하게 선택의 폭도 남아 있고.... 개인적으로는 매년 휴가철이 되면 코 사무이에서 가서 한 일주일 아무 생각없이 슬슬 걸어다니면서 쉬다 오는 상상을 할 정도로 좋아한다. 푸켓의 화려함도 없고 발리의 번잡함에서도 약간은 벗어난 그래서 더 좋은 코 사무이. 올해 한번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바다    상태                    4.5 / 5   (너무 많은 여행객이 다녀 가서....)
리조트 선택 폭                4.5 / 5   (저가 부터 고가까지 다양하지만 최고급은 없다.)
오가는 여정의 난이도        3.5 / 5   (가깝고 가격대도 다양하게 좋을 수 있다.)
관광 거리 혹은 옵션 투어   4 / 5     (관광 거리는 적지만 옵션 투어는 선택의 폭이 많다.)

총점 16.5 + 1 (아늑한 분위기로 인한 뽀나스)  /20

코 사무이 바다는 상당한 수준급이다. 푸켓이나 발리에 비할 바가 아니다. 

코 사무이는 다양한 컨셉의 리조트들이 많아 좋다.


이 외에도 필리핀 세부나 중국 하이난, 베트남 혹은 말레이시아, 싱가폴 빈탄 등도 있다. 각자의 사정에 따라 혹은 기호도에 따라 여행지는 선택하는 법이다. 그러니 이곳에 언급이 안 된 휴양지라고 주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는 것도 나쁜 생각은 아니라는 점을 밝힌다.


2016년 6월 19일 일요일

<내 마음대로 베스트 2> 휴가철 찾아갈 휴양지 천국을 찾아서 1

이제 슬슬 온도가 올라 가는 것을 보면 여름이 다가 오는 모양이다. 그리고 여름이 다가 오면 너나 할 것 없이 몸이 근질 근질해는 것도 사실이다. 어디를 가야 할까? 일년에 한번 오는 정기 휴가를 어찌 써야 잘 썼다고 소문이 날지 그리고 어디를 가야 내 SNS 페이지가 풍성해질지 고민에 빠지기 마련이다. 누구나 다 가는 여행과는 차별되게 가고 싶다.

이런 이들을 위한 내 마음대로 베스트를 선정해 봤다. 전에도 말했지만 이건 어떤 객관적 자료가 있어 만든 랭킹은 아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올라 오는 다양한 여행지 랭킹 또한 그닥 객관적인 자료가 아니라고 믿는다. 일개 사이트에서 혹은 일개 여행사에서 수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이 뭐 그리 객관적이겠냐 말이다. 한마디로 내가 다녀 온 곳이 한 두곳 밖에 없으면 아무리 랭킹 리스트가 화려한들 내가 다녀 온 곳을 중심으로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말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최소한 내 랭킹 리스트에 있는 곳은 내가 최소 한번 이상 많게는 열 번도 넘게 다녀 온 곳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너무나도 주관적이면서도 비교가 가능한 리스트라고 믿는다. 또한 각 순위 맨 밑에 주관적인 점수를 부여했다. 5점 만점 기준이면 점수가 좋을 수록 좋다는 뜻이다.

6위, 몰디브 


몰디브를 순위에 넣는 것이 옳은가 아닌가에 대한 고민을 잠깐이나마 했었다. 휴양지로 여행가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개 안하고 넘어가기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왜? 그냥 넘어가기에는 몰디브의 바다가 너무 예쁘기 때문이다. 앞으로 소개할 어느 휴양지도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인도양의 보석인 몰디브의 바다를 따라 잡기는 어렵다. 그만큼 독보적이다. 근데 왜 6위? 일단 가장 큰 이유는 휴가철에 찾아 가기에는 너무 멀고 비싸다. 비행기 시간만 해도 근 8시간 이상 걸리고 가는 리조트에 따라 다시 배를 타거나 경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데 그 시간이며 비용은 만만치 않다. 물론 허니문 같은 특수 상황이라면 어느 정도 감내할만 하지만 휴가로 가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기에 그냥 넘어가기에는 아쉬어 소개하는 차원으로 순위에 올렸다. 그리고 몰디브로 가기로 결정했다면 이곳을 갈 땐 무엇보다도 어느 리조트로 가느냐 가 여행의 조건을 거의 결정한다. 몰디브 안에선 따로 돌아 다닐만한 곳이 없다. 리조트 안에서 머물고 식사하고 휴식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니  혹시라도 몰디브의 환상적인 바다가 보고파서 이곳을 가겠다 결정하는 사람이라면 리조트를 매우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하나, 이곳을 가야 하는 이유를 찾자면 인도양의 애메랄드 빛 바다와 함께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자랑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 블로그, 아님 내 페이스 북에 올릴 한마디!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잔중 ㅋㅋㅋ"

바다    상태                    5 / 5
리조트 선택 폭                4 / 5   (저가 리조트가 드물다)
오가는 여정의 난이도       2.5 / 5 (너무 멀다. 그리고 비싸다)
관광 거리 혹은 옵션 투어  2.5 / 5 (관광 거리는 없다고 보는 편이 좋다. 옵션 투어 역시 별                                              거 없다. 리조트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편이 좋다.)

총점 14 /20


몰디브의 리조트는 아주 좋기로 정평이 나있다.


몰디브는 리조트 선택이 여행의 질을 좌우한다.



5위, 필리핀 보라카이 


필리핀의 최대 강점은 한국에서 가깝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다섯 시간 이내에서 도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순위에 들게 한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필리핀 휴양지의 장점은 여기까지이다. 다른 휴양지들이 하루가 다르게 일취 월장하고 있는 동안 필리핀 정부의 문제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필리핀은 답보 상태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튼 보라카이의 경우에는 직항 편이 없다. 없다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보라카이는 유명세에 비해 매우 작은 섬이다. 총 길이라고 해봤자 고작 7 킬로미터에 불과한 산호 섬인지라 공항이 섬 안에 들어 설 수 없다. 그러니 섬 밖의 본토에 칼리보 공항이 있고 버스로 갈아 타고 1시간 30분 정도 간 후 다시 방카 (필리핀식 전통 보트)를 타고 들어 가야 보라카이를 밟아 볼 수 있다. 사실 가는 과정의 복잡함이 다소 낮은 순위를 준다. 그리고 섬 안에서 할 수 있는 일 역시 많지 않다. 작은 섬인 까닭에 슬슬 걸어 다니면서 휴양지 바 나 기념품 샵을 구경하는 것 말고 낮에 아일랜드 호핑 투어나 스킨 스쿠버 다이빙 혹은 낚시 정도 즐기는 게 가능하다. 예전에는 번듯한 호텔도 많지 않았으나 몇 년 전부터는 그래도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즐길만한 숙소도 생겨 다행이다.


바다    상태                    4 / 5
리조트 선택 폭                3.5 / 5   (고가 리조트 혹은 고퀼러티가 드물다)
오가는 여정의 난이도       3.5 / 5   (가깝긴 하나 몇 번 갈아 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관광 거리 혹은 옵션 투어  3.5 / 5   (번듯한 관광 거리는 없다고 보는 편이 좋지만 걸어 다                                                니면서 보는 소소한 재밋거리들은 있다. 옵션 투어 역                                                시 별 거 없다)

총점 14.5 /20

보라카이는 보드라운 모래 사장이 특히 인상적이다.











남국(南國)에서의 휴가는 누구나 꿈꾸는 환상이기도 하다.

4위 괌, 사이판 


괌, 사이판은 정통적으로 가족 여행객들이나 휴가철 많은 사람들이 찾는 여행지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 만큼 검증된 여행지라 할만 하다. 가까운 거리에 매일 운항하는 항공편 그리고 약간의 볼거리와 아주 많은 즐길 거리가 마련된 곳이라 볼 수 있다. 적당히 큰 크기의 섬인데다 섬 자체도 복잡하지 않다. 그러니 여행 초보라 해도 렌트카를 이용한 자유 여행도 생각해 봐도 좋고 산악 바이크나 정글 투어 혹은 오프 로드를 달리거나 혹은 경주 용 자동차를 트랙을 질주하는 경험도 충분히 가능하다. 물론 이외에도 원주민 쇼나 요트 투어 같은 해양 스포츠는 기본이다. 그리고 괌, 사이판이 좋은 이유 중의 하나는 쇼핑이 편리하다는 것이다. 미국령인 괌은 물론이고 사이판도 괌 비스므레한 쇼핑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미국 달러는 물론 한국인이 많이 찾는 쇼핑 센터에는 한국 원화도 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미국 달러 사용이 휠씬 유리하니 달러로 사용하자.) 이 외에도 오랜 휴양지의 역사를 가진 탓에 다양한 가격대의 리조트가 널려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단점이라 하면 특별할 것 없는 여행지라는 점이다. 휴가로 " 나 이번에 여행 휴가 괌 혹은 사이판 으로 다녀 왔어!" 라고 한들 어느 누가 "와! 좋았겠다." 라고 하진 않을거다. "그래 좋았겠네...." 정도지.

바다    상태                    3.5 / 5   (너무 많은 여행객이 다녀 가서....)
리조트 선택 폭                3.5 / 5   (저가 부터 고가까지 다양하지만 최고급은 없다.)
오가는 여정의 난이도        4.5 / 5   (가깝고 가격대도 다양하게 좋을 수 있다.)
관광 거리 혹은 옵션 투어   4 / 5     (관광 거리는 적지만 옵션 투어는 선택의 폭이 많다.)

총점 15.5 /20

괌, 사이판은 열대 휴양지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옵션, 그 자체이다.

수상 스포츠는 물론 그 옵션 중의 하나이다.





2016년 6월 11일 토요일

< VS 시리즈 1> 자유 여행 VS 패키지, 초보 여행자의 선택은?

얼마 전에 베네주엘라 친구가 물어 봤다. " 나 여름에 유럽 갈건데.... 어떻게 갈까? 자유 여행 스타일이 나을까? 아님 패키지가 나을까?" 그 이야기를 들으니 여행 초보들에게 이 문제는 상당히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문제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래서 이번에 한번 이 이야기를 언급해보고자 한다. 특히, 이 칼럼은 여행 초짜들을 위한 조언이니 고수님들은 그냥 패스 하셔도 무방할 듯하다.

어떤 여행이던 간에 여행은 도전이다.
우선, 자유 여행이냐 아님 패키지 여행이냐의 문제는 간단하면서도 은근 복잡한 측면이 있다. 간단하게 생각하자면 취향의 문제이다. 자유 여행은 자유롭고 어느 정도 도전을 즐기는 성격이 있는 이들에게 좋고 패키지는 느긋하고 통제된 환경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는데 이 두 여행 스타일의 차이를 비용과 결부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자유 여행이나 패키지 여행은 경비와는 그닥 연관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패키지 여행이 싸다 혹은 자유 여행이 싸다 라는 식으로 단정지어 이야기 하는데 그렇지는 않다. 특히 패키지 여행의 경우 정말 극단적인 저렴한 상품을 이용하면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저렴한 비용만큼 낭비되는 시간이 나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서 영리를 추구해야 하는 여행사에서 299,000원, 399,000원 등 항공권 가격만큼도 안 나오는 패키지 상품을 구성했을 때는 그 만큼의 댓가를 현지에서 받아 내겠다는 뜻임을 알아야 한다. 뭐 그런 저가 상품을 이용하고 옵션 투어나 현지 쇼핑 안하면 되지 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없지만 사실 그건 여행사의 생리를 잘 모르는 소리다. 현지를 아주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현지 여행사가 마음 먹기에 따라서 언제든지 추가 요금을 발생시킬 수 있다. 아니면 패키지의 질을 확연하게 낮출 수도 있다. 혹은 자유 여행을 가면 아주 저렴하게 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저가 숙소를 이용하고 대중 교통 수단 이용하고 현지인들 먹는 곳에서 먹고... 가능하다. 하지만 그런 여행을 선택했을 경우아마도 패키지 여행을 선택해서 보고 즐기는 것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말 것이다. 그러니 가격을 가지고 이 여행 스타일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 보면 자유 여행이나 패키지나 들어 가는 금액은 그닥 차이가 없었다.



그렇다면 무슨 기준으로 어떤 여행을 선택해야 할까?

패키지 여행의 장점은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어 군더더기
없는 알짜만 쫙 봅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옵션은 시간이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의 여유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고려가 우선이다. 이 시간 이라는 조건은 여행을 가려는 이들에게 제일 중요한 옵션이자 가장 기본적인 옵션이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시간과 돈은 반비례 한다. 시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다면 여행 경비를 조금 줄일 수 있다. 반대로 시간이 빡빡하다면 돈을 많이 써야 제대로 된 여행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결혼 휴가를 일주일 받은 신혼 부부라면 비행 시간 6시간 이내의 여행지에서 많이 돌아 다니지 않고 지내다 올 수 있게 계획을 짜는게 바람직하다. 풀(FULL)로 일주일을 다 쓸 수 있다고 해도 유럽을 자유 여행 스타일로 다녀 올 계획을 세운다면 그건 참으로 어리석다. 왔다 갔다 하는데 왕복에만 이틀이 없어지는데 자유 여행이라 하면 숙소 찾고 대중 교통 수단을 갈아 타는 등의 행동만으로도 황금같은 휴가의 절반이 날아간다. 이럴 땐 제일 베스트는 유럽을 안가는 것이지만 꼭 가고 싶다면 차라리 잘 짜여진 유럽 허니문 패키지를 이용하는 것이 제일 좋다. 비용은 들더라도 유럽의 엑기스만큼은 확실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에 대한 고민이 제일 중요하다.

두번째, 시간도 경비도 상관없다면 고려해야 할 사항은 체력적인 측면이다.

 어떤 패키지 여행은 강행군 중의 강행군이라
노약자가 잘못 참가하면 고생만 하다 온다.
무엇보다 패키지 여행을 떠나려 한다면 체력적인 측면에 있어서 남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을 자신이 있어여 한다. 물론 패키지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일부 패키지의 경우 오전 7~8시에 출발 해서 저녁 9~10 시까지 소위 말하는 뺑뺑이를 돌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노약자를 동반한 가족 단위에 있어 이 강행군을 못 따라 가고 호텔방이나 버스에서 기다리거나 자는 경우도 하다하다. 반면에 자유 여행을 가면 무엇보다 자신의 체력에 따라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다. 낮잠을 잘 수도 있고 늦은 아침 후 출발을 하거나 야경이나 밤문화를 여유럽게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세번째, 이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여행 스타일이다.

패키지 여행을 하면 이런 현지인들의 일상 모습은
거의 보기 불가능하다.
 특히 남과 잘 어울리거나 혹은 단체 행동하는 것이 거부 반응이 있는 사람이라면 패키지는 당연히 배제되야 한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패키지 여행이 잘 맞지 않은 성격이라 주로 자유 여행을 하곤 하는데 가끔 직업상 어쩔 수 없이 패키지 투어에 따라 붙을 때면 여행 나와서까지 자기 소개하고 줄줄이 줄 서 다녀야 하고 가이드의 통제에 따라야 하는 패키지가 영 불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 가지 패키지 투어의 부인할 수 없는 장점은 아무래도 효율성이다. 자유 여행을 하는 이들은 결코 따라 할 수 없는 부분으로 현지 가이드를 따라 미리 예약된 레스토랑으로 가고 쪼개진 시간에 딱
패키지 투어의 장점 중이 하나는 가이드를 통한
깊은 역사나 문화의 뒷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보는 박물관 투어 그리고 쏙쏙 알기 쉽게 소개하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소개 그리고 유명 관광지의 경우, 익스프레스 라인을 따라 스킵해 가는 동선은 자유 여행 추종자들에겐 그림의 떡이자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인다면, 어떤 식의 여행을 떠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할 때 여행지에 대한 고려도 함께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이나 유럽 혹은 역사나 문화적인 관광지를 보는 것이 주 목적인 곳은 가이드가 딸린 패키지가 나을 수 있다. 중국의 자금성을 갖는데 그 성의 곳곳에 숨은 역사나 문화적 의미를 모른다면 여행의 재미는 반감된다. 자유 여행자들이 두꺼운 가이드 북을 들고 다녀도 그곳의 현
특히 현지인 가이드들은 전문 지식을 가지고 가이드 하는
경우가 많아 언어적인 부담이 적은 사람이라면
꼭 현지인 투어에 조인하는 것이 좋다.
지 가이드가 소개하는 재미를 못 따라 갈 수 있다. 반면에 발리 같은 휴양지로 간다면 굳이 패키지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패키지를 따라 다니며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보다 풀장이나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여행의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잘 찾아 보면 무료로 진행하는 가이드 투어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자유 여행과 패키지를 섞어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도 제법된다. 전체적인 스케줄은 자유롭게 짜되 그중 필요한 몇몇 날짜나 시간은 현지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를 따라 가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호주 시드니를 여행간다면 전체 일정은 그냥 비워서 자유롭게 다니지만 여행 날짜 중 하루 이틀은 비워서 시드니의 야경 투어나 혹은 시드니 인근 여행지를 현지 여행사에서 패키지로 떠나는 당일 치기 혹은 1박 2일 정도 투어를 통해 자유 여행의 단점을 보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현지 여행사의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접할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팁을 제공하자면 만일 이런 식으로 자유 여행과 패키지 여행을 섞어 할 경우, 도착해서 일정의 앞부분에 패키지 투어를 신청하고 그를 통해 현지에 대한 사전 지식과 위치, 물가, 위험도 등을 어느 정도 습득하고 그 후 자유 여행 일정으로 가면 휠씬 여행이 노련해지고 편리해진다. (특히 요즘은 왠만한 도시나 지역엔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인 여행사 혹은 한인 민박이 있기 마련이므로 언어적인 두려움에 패키지를 선택하려는 이들이라면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다.)


결론은? 자신의 상황을 면밀하게 고민해 보고 시간이 없거나 지역적으로 광대한 곳을 둘러 볼 생각이라면 패키지가, 시간적 여유가 있거나 한정된 지역(예를 들어 하와이나 발리 같은 섬)으로 여행을 간다면 자유 여행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만하다. 그리고 언어적인 부담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인터넷에서 잘 찾아 보면 현지 한인 여행사나 한인 민박 등에서 운영하는 미니 패키지 투어 (반나절 혹은 하루, 야경 투어 등)이 활성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니 이런 곳을 적극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이제 막 여행의 신세계로 발을 딛으려는 여행 초보! 화이팅.

2016년 6월 5일 일요일

<유럽 소도시 시리즈 3> 천공의 성, 라퓨타의 실제 모델 마을, 이탈리아 치비타 (Civita di Bagnoregio)

"천공의 성, 라퓨타" 라는 제목의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로 스튜디오 지브리가 내놓은 첫 번째 애니메이션으로 지금 세대들이라면 잘 모르겠지만 일본 에니메이션 광팬이거나 혹은 아이들을 가진 부모라면 한번쯤 봤음직한 영화이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 만의 특색이 담긴 유려한 색체와 철학적인 깊이가 느껴지는 탓에 아이들을 위해 틀었다가도 주저 앉아 같이 영화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전 세계를 돌아 다니면서 봤던 곳들을 실제 에니메이션 배경으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여행을 하다 보면 그가 들려갔다고 전해지는 곳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 특히 이번에 소개하는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치비타 (Civita)는 위에서 소개한 천공의 성, 라퓨타 라는 에니메이션의 영감을 준 곳으로 유명하다. 그 이유는 구질 구질한 설명보다는 가 보면 안다. 한마디로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만큼 기묘한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지 한 가운데 우뚝 선 성으로 그곳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다리 하나 뿐이다. 분지에 안개라도 끼는 순간을 보기라도 한다면 마치 구름 위에 성이 우뚝 선 것같은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이 연상되기에 하늘에 떠 있다고 믿을 수 밖에 없다. 


중세 시대 모습 그대로 멈춰 선, 치비타. 신비롭다.
사실 이 곳, 치비타를 이야기 하려면 먼저 로마 이야기 하는 것이 옳다. 신화를 보면 로마는 기원전 5세기 무렵, 터키 트로이에 모여 살던 그리스 민족 중의 일부가 전쟁에 패하면서 로마 지역으로 몰려 오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주 간단하게 말하자면 말이다. 근데 사실 초기 로마인들이 로마 지방으로 몰려 오기 이전에도 지금의 이탈리아 중부 지방에는 이미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에트루리아 라고 불리던 민족이었다. 그들은 그리스인들과는 달리 주로 산간 지역에 둥지를 틀고 거주하던 이들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건축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기원 전 5세기부터 기원 전 3세기까지 이탈리아 중부를 놓고 패권 다툼을 로마인들과 벌였는데 결국 로마인들이 승리하면서 에트루리아 인들은 자연스럽게 로마 문화에 흡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들의 건축술이 워낙 뛰어난 탓에 초기 로마 문명에 건축물들은 거의 에트루리아 인들의 노고가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에트루리아 인들은 건축에 뛰어난 자질을 보인 반면에 성격적으로 상당히 폐쇄적이고 방어적이었던 탓에 그들이 주로 자리 잡은 도시의 위치를 보면 방어가 용이하고 다른 사람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고립된 산 정상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모습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이곳, 치비타이고 또 다른 곳은 오르비에또 이다. 오르비에또는 치비타 보다는 휠씬 크고 사람들의 거주도 많은 도시로 지금도 번성 중인데 나중에 한번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니 지금은 치비타에 집중하자.  


전성기였을 당시에는 수천 명이 넘는 이들이 거주했었다고도 알려져 있다.
로마에서부터 140 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어 로마에만 있기엔 무료하다고 생각된다면 이곳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은데 일단 이곳, 치비타를 가기 위해선 몇 가지 방법이 있다. 그중 가장 흔한 방법은 로마에서 근교 투어를 가는 방법, 혹은 시외 버스를 타고 오르비에또 까지 와서 버스를 갈아 타고 가는 방법 등이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선 렌트카를 이용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그 이유는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하기에는 버스 나 기차 시간대에 맞추기가 수월치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무슨 교통 수단을 이용하던지 간에 치비타만 본다 하더라도 반나절 이상, 오르비에또와 함께 돌아 본다면 1박 정도는 생각을 하고 봐야 제대로 볼 수 있다. 아무튼 치비타에 도착하면 들어 갈 수 있는 방법은 위의 사진에 있는 다리가 유일하다. 1965년에 건설된 다리를 건너기 전에 통행세로 1.5 유로를 내야 한다. 그리고 건너기 시작! 우리에겐 흔히 천공의 성, 라퓨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유럽인들은 이곳을  "죽음으로가는 마을(il paese che muore)" 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지금 현재도 풍화 작용으로 인해 마을이 점차 붕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치비타를 비롯한 인근 지형의 토양은 화산에 영향을 받은 응회암인 까닭에 화천 침식 작용이 심하게 이뤄져서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이다. 사실 힘들게 다리를 건너 안으로 들어 가 봐도 마을이라 하기에는 심하게 작다. 집은 30~40 여개가 남아 있지만 실제로 운영을 하거나 사용을 하는 것은 3~4개의 레스토랑과 작은 교회 하나, 기념품 샵과 게스트 하우스 정도이다. 사실 1990년 대 이후 워낙 심하게 무너져 내리는 마을 조건 때문에 이탈리아 정부에서는 마을 주민 전체를 이주시켜 버린 까닭에 지금 현재 상주 거주인은 불과 4 가구 라고 한다. 둘러 보면 멀쩡한 집 같아 보이지만 가든의 한 구석은 절벽 저 너머로 내려 앉아 버리기도 하고 어떤 집들은  집의 절반 정도가 뼈대만 남아 있다. 
다리의 경사가 생각보다 심하고 중간에 불어 오는 바람은 살벌하다.
  

힘겹게 올라 선 성 입구에서 사진 한장찍!

그러니 안에서 만나는 인원들은 거의 대부분 관광객들이다. 이제는 페허처럼 빈 집과 그 빈집들 사이로 배회하는 관광객들이 마을의 낮 분위기를 살려 놓을 뿐이다. 이리 저리 돌아 보고 있으면 마을에 거주하는 하던 이들의 집을 구경할 수 있도록 개방해 놓은 곳이 있는데 지하로 내려가면 로마 시대부터 사용된 와인 저장소들이 있다. 역사 이야기로 돌아 가서 사실 로마인들은 절벽 위에 세운 성에서 완강하게 저항하던 에트루리아인들에 인해 많은 고생을 했지만 막상 정복하고 나니 고립된 지역에 나홀로 사는 걸 좋아하는 에트루리아 인과는 달리 넓은 평원에 소통을 중시하던 로마인들에게 그들의 성이나 땅은 그닥 매력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로마가 제국으로 성장하고 번성하던 시기의 에트루리아 인들의 성은 그저 와인이나 저장하던 저장소의 구실을 하는 촌마을로 로마인들의 관심 밖에 머물다가 다시 로마 제국이 쇠퇴하고 해적들의 등쌀에 시큐리티가 중요해지던 중세 시대에 들어 서서야 다시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여 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관광객들을 위한 민속촌 같은 구실을 한다고나 할까

마을 광장에 있는 소 규모 성당도 그닥 볼거리가 있진 않다.

관광객들을 위한 레스토랑도 점심 장사만 한다.

주변을 아우러 볼 수 있는 전경은 장관이다.

몇 가구 살지 않은 마을은 죽어 가는 마을이라는 별칭이 딱! 이다.

시간마저 숨죽여 이 마을의 흥망 성쉬를 아쉬워 한다.

주인 없는 길 고양이들이 만이 자유롭게 이 마을을 지킨다.

존재 하는 모든 것에는 삶과 죽음이 있음을 이 도시가 단적으로 보여 준다. 2500 여년 전에는 이탈리아 중부를 지배했고 그 후에도 많은 이들의 삶을 지켜 줬던, 이 도시는 이제 자신의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다. 하지만 이 도시가 스러져 간다고 해도 언제나 그렇듯이 새로운 생명이 이 도시의 잔재 위에 꽃을 피울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런 생각을 하니 언제 이 도시를 뒤로 하고 돌아 나오는 그 길이 무겁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