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11일 토요일

< VS 시리즈 1> 자유 여행 VS 패키지, 초보 여행자의 선택은?

얼마 전에 베네주엘라 친구가 물어 봤다. " 나 여름에 유럽 갈건데.... 어떻게 갈까? 자유 여행 스타일이 나을까? 아님 패키지가 나을까?" 그 이야기를 들으니 여행 초보들에게 이 문제는 상당히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문제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래서 이번에 한번 이 이야기를 언급해보고자 한다. 특히, 이 칼럼은 여행 초짜들을 위한 조언이니 고수님들은 그냥 패스 하셔도 무방할 듯하다.

어떤 여행이던 간에 여행은 도전이다.
우선, 자유 여행이냐 아님 패키지 여행이냐의 문제는 간단하면서도 은근 복잡한 측면이 있다. 간단하게 생각하자면 취향의 문제이다. 자유 여행은 자유롭고 어느 정도 도전을 즐기는 성격이 있는 이들에게 좋고 패키지는 느긋하고 통제된 환경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는데 이 두 여행 스타일의 차이를 비용과 결부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자유 여행이나 패키지 여행은 경비와는 그닥 연관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패키지 여행이 싸다 혹은 자유 여행이 싸다 라는 식으로 단정지어 이야기 하는데 그렇지는 않다. 특히 패키지 여행의 경우 정말 극단적인 저렴한 상품을 이용하면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저렴한 비용만큼 낭비되는 시간이 나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서 영리를 추구해야 하는 여행사에서 299,000원, 399,000원 등 항공권 가격만큼도 안 나오는 패키지 상품을 구성했을 때는 그 만큼의 댓가를 현지에서 받아 내겠다는 뜻임을 알아야 한다. 뭐 그런 저가 상품을 이용하고 옵션 투어나 현지 쇼핑 안하면 되지 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없지만 사실 그건 여행사의 생리를 잘 모르는 소리다. 현지를 아주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현지 여행사가 마음 먹기에 따라서 언제든지 추가 요금을 발생시킬 수 있다. 아니면 패키지의 질을 확연하게 낮출 수도 있다. 혹은 자유 여행을 가면 아주 저렴하게 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저가 숙소를 이용하고 대중 교통 수단 이용하고 현지인들 먹는 곳에서 먹고... 가능하다. 하지만 그런 여행을 선택했을 경우아마도 패키지 여행을 선택해서 보고 즐기는 것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말 것이다. 그러니 가격을 가지고 이 여행 스타일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 보면 자유 여행이나 패키지나 들어 가는 금액은 그닥 차이가 없었다.



그렇다면 무슨 기준으로 어떤 여행을 선택해야 할까?

패키지 여행의 장점은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어 군더더기
없는 알짜만 쫙 봅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옵션은 시간이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의 여유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고려가 우선이다. 이 시간 이라는 조건은 여행을 가려는 이들에게 제일 중요한 옵션이자 가장 기본적인 옵션이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시간과 돈은 반비례 한다. 시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다면 여행 경비를 조금 줄일 수 있다. 반대로 시간이 빡빡하다면 돈을 많이 써야 제대로 된 여행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결혼 휴가를 일주일 받은 신혼 부부라면 비행 시간 6시간 이내의 여행지에서 많이 돌아 다니지 않고 지내다 올 수 있게 계획을 짜는게 바람직하다. 풀(FULL)로 일주일을 다 쓸 수 있다고 해도 유럽을 자유 여행 스타일로 다녀 올 계획을 세운다면 그건 참으로 어리석다. 왔다 갔다 하는데 왕복에만 이틀이 없어지는데 자유 여행이라 하면 숙소 찾고 대중 교통 수단을 갈아 타는 등의 행동만으로도 황금같은 휴가의 절반이 날아간다. 이럴 땐 제일 베스트는 유럽을 안가는 것이지만 꼭 가고 싶다면 차라리 잘 짜여진 유럽 허니문 패키지를 이용하는 것이 제일 좋다. 비용은 들더라도 유럽의 엑기스만큼은 확실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에 대한 고민이 제일 중요하다.

두번째, 시간도 경비도 상관없다면 고려해야 할 사항은 체력적인 측면이다.

 어떤 패키지 여행은 강행군 중의 강행군이라
노약자가 잘못 참가하면 고생만 하다 온다.
무엇보다 패키지 여행을 떠나려 한다면 체력적인 측면에 있어서 남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을 자신이 있어여 한다. 물론 패키지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일부 패키지의 경우 오전 7~8시에 출발 해서 저녁 9~10 시까지 소위 말하는 뺑뺑이를 돌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노약자를 동반한 가족 단위에 있어 이 강행군을 못 따라 가고 호텔방이나 버스에서 기다리거나 자는 경우도 하다하다. 반면에 자유 여행을 가면 무엇보다 자신의 체력에 따라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다. 낮잠을 잘 수도 있고 늦은 아침 후 출발을 하거나 야경이나 밤문화를 여유럽게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세번째, 이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여행 스타일이다.

패키지 여행을 하면 이런 현지인들의 일상 모습은
거의 보기 불가능하다.
 특히 남과 잘 어울리거나 혹은 단체 행동하는 것이 거부 반응이 있는 사람이라면 패키지는 당연히 배제되야 한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패키지 여행이 잘 맞지 않은 성격이라 주로 자유 여행을 하곤 하는데 가끔 직업상 어쩔 수 없이 패키지 투어에 따라 붙을 때면 여행 나와서까지 자기 소개하고 줄줄이 줄 서 다녀야 하고 가이드의 통제에 따라야 하는 패키지가 영 불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 가지 패키지 투어의 부인할 수 없는 장점은 아무래도 효율성이다. 자유 여행을 하는 이들은 결코 따라 할 수 없는 부분으로 현지 가이드를 따라 미리 예약된 레스토랑으로 가고 쪼개진 시간에 딱
패키지 투어의 장점 중이 하나는 가이드를 통한
깊은 역사나 문화의 뒷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보는 박물관 투어 그리고 쏙쏙 알기 쉽게 소개하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소개 그리고 유명 관광지의 경우, 익스프레스 라인을 따라 스킵해 가는 동선은 자유 여행 추종자들에겐 그림의 떡이자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인다면, 어떤 식의 여행을 떠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할 때 여행지에 대한 고려도 함께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이나 유럽 혹은 역사나 문화적인 관광지를 보는 것이 주 목적인 곳은 가이드가 딸린 패키지가 나을 수 있다. 중국의 자금성을 갖는데 그 성의 곳곳에 숨은 역사나 문화적 의미를 모른다면 여행의 재미는 반감된다. 자유 여행자들이 두꺼운 가이드 북을 들고 다녀도 그곳의 현
특히 현지인 가이드들은 전문 지식을 가지고 가이드 하는
경우가 많아 언어적인 부담이 적은 사람이라면
꼭 현지인 투어에 조인하는 것이 좋다.
지 가이드가 소개하는 재미를 못 따라 갈 수 있다. 반면에 발리 같은 휴양지로 간다면 굳이 패키지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패키지를 따라 다니며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보다 풀장이나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여행의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잘 찾아 보면 무료로 진행하는 가이드 투어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자유 여행과 패키지를 섞어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도 제법된다. 전체적인 스케줄은 자유롭게 짜되 그중 필요한 몇몇 날짜나 시간은 현지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를 따라 가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호주 시드니를 여행간다면 전체 일정은 그냥 비워서 자유롭게 다니지만 여행 날짜 중 하루 이틀은 비워서 시드니의 야경 투어나 혹은 시드니 인근 여행지를 현지 여행사에서 패키지로 떠나는 당일 치기 혹은 1박 2일 정도 투어를 통해 자유 여행의 단점을 보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현지 여행사의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접할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팁을 제공하자면 만일 이런 식으로 자유 여행과 패키지 여행을 섞어 할 경우, 도착해서 일정의 앞부분에 패키지 투어를 신청하고 그를 통해 현지에 대한 사전 지식과 위치, 물가, 위험도 등을 어느 정도 습득하고 그 후 자유 여행 일정으로 가면 휠씬 여행이 노련해지고 편리해진다. (특히 요즘은 왠만한 도시나 지역엔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인 여행사 혹은 한인 민박이 있기 마련이므로 언어적인 두려움에 패키지를 선택하려는 이들이라면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다.)


결론은? 자신의 상황을 면밀하게 고민해 보고 시간이 없거나 지역적으로 광대한 곳을 둘러 볼 생각이라면 패키지가, 시간적 여유가 있거나 한정된 지역(예를 들어 하와이나 발리 같은 섬)으로 여행을 간다면 자유 여행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만하다. 그리고 언어적인 부담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인터넷에서 잘 찾아 보면 현지 한인 여행사나 한인 민박 등에서 운영하는 미니 패키지 투어 (반나절 혹은 하루, 야경 투어 등)이 활성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니 이런 곳을 적극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이제 막 여행의 신세계로 발을 딛으려는 여행 초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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